|
여기에 제설 작업으로 뿌려진 염화칼슘과 결합하면 미끄러짐은 한층 심해진다. 도로에 깔린 얼음층이 굉장히 얇고 투명해 육안으로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끄러짐을 경험한 운전자들은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아도 헛바퀴가 도는 경우가 많아 자칫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광주-원주고속도로의 나들목 부근에서 차량 20여대가 잇달아 도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가던 차량이나 정차된 차량과 충돌해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4명이 다쳤다. 이처럼 매년 겨울철에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한 큰 사고가 수십 차례 발생하는데 도로 및 기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열이 올라오지 않는 고가다리, 그림자 형성으로 낮은 온도의 터널 진출입 구간은 특히나 블랙아이스 현상이 심하다. 블랙아이스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마땅한 대처법이 없다는 것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만약, 노면 얼음 위로 차량이 올라갔다고 생각되면 절대 브레이크를 바로 잡지 말고 스티어링 휠을 똑바로 잡아 최대한 직진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결빙 도로 위에서는 브레이크로 급제동하는 것보다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해 속도를 서서히 줄이는 게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윈터 타이어는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도 딱딱해지지 않고 말랑말랑한 상태를 유지해 도로와의 접지력을 향상시키는데 블랙 아이스로 인해 발생하는 미끄러짐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급조작은 통제력을 벗어나려 하는 차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므로 금물이며 안전거리 확보 및 서행은 기본이다. 혹시라도 미끄러졌을 경우 늘어나는 제동거리를 생각해 앞차와 간격을 벌리는 것은 물론이고 접지력 유지를 위해서도 서행하는 것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겨울철 도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블랙아이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결빙 취약지점을 확대하고 사전 예보 및 열선 등 시설물 설치 확대 등 종합대책을 강구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도로 살얼음 예방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국토부는 현재 193개의 고속도로와 국도를 결빙 취약구간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는 취약구간에 포함돼 있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주요 도로에 대한 조사 분석을 통해 결빙 취약구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결빙 취약구간은 급커브, 응달, 터널 주변 등을 위주로 정하고 있으나 상주∼영천도로는 거의 직선구간이어서 취약구간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존 결빙 취약구간 조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습도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블랙아이스가 생길 가능성이 큰 구간은 취약구간에 새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추가 결빙 취약구간이 나오면 관리청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도로의 살얼음이 예상될 경우 도로 전광판(VMS)을 통해 안내하는 예보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제설 등 도로 관리는 기상청의 예보가 나오면 이를 참고해 진행됐으나 국토부는 예보가 나오기 전에 도로 관측을 통해 사전 조치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국토부는 취약 구간인 고갯길, 교량 또는 터널 입출구 등지에 제설용 염수를 살포하는 자동염수분사시스템을 확대하면서 일부 도로 구간에 대해서는 바닥 열선 설치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국토부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결빙에 취약한 도로 구간에 대해선 50m나 100m 등으로 필요한 부분만 짧게 열선을 깔아서 블랙아이스를 예방하고 있다"며 "선별적으로 열선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블랙아이스를 막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루빙(grooving)도 확대된다. 그루빙은 도로에 작은 홈을 파는 것으로, 차량 진행방향으로 그루빙을 설치하면 도로 표면의 얼음이 제거될 수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kbc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