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고속성장 이면에 가려진 납품업체의 현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는 가운데,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다이소는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다이소의 연매출은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불과 5년 전과 비교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 속 소비자의 ‘가성비’ 소비 심리를 공략한 결과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장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다이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이다. 충남 보령에서 도자기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강석칠 대표는 다이소에 5년간 뚝배기를 납품해 왔지만, 수익 구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5000원이라는 고정 판매가로는 재료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한 그는, “다이소 납품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70%에 달하지만, 실질적 이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공장에선 다섯 명의 작업자가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하루 생산량은 약 1000개 수준. 보령 머드를 원료로 사용해 고온에서 굽는 내열토 특성상 품질은 높지만, 생산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다이소의 가격정책은 유연하지 않다.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납품 단가는 수년째 제자리다.
다이소는 원가 부담을 제조업체에 전가하는 구조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기존 납품업체가 납품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유사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다른 업체를 적극적으로 찾는 방식으로 대체한다. 이 같은 ‘대체 납품망 확보’ 전략은 공급업체에 압박으로 작용하며, 납품단가 인상의 여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한 청소용품 제조사는 “샘플 제작부터 불량품 반품까지 모든 부담이 납품업체 몫”이라며, “마진이 없어 다들 손을 들고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주방용품을 납품하는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중국산 제품 수입 비중이 점차 늘고 있고, 국내 납품업체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업체들이 다이소와의 거래를 끊지 못하는 것은, 그 외에 대량 납품이 가능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적어도 인건비만큼은 건질 수 있어 공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손해를 보진 않지만 남는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국내 약 700여개, 해외 3600여개 납품업체와 거래 중이다. 영업이익률은 다른 유통업체보다 높은 7~8%대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균일가 전략의 성공은 협력업체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다”고 분석한다. 단국대 정연승 교수는 “납품업체와의 상생 구조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소 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협력업체도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개선을 위한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는 “협력업체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균일가 전략 자체가 지속되기 어렵다”며 “일부 제품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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